처서 이후 선선해지기 시작한 바람이 뜨거웠던 여름날을 서서히, 그리고 천천히 식혀주고 있다. 그러면서 단풍이 한껏 멋들어지게 물드는 10월이다.
여전히 한낮 기온은 25~28도로 조금은 덥지만 아침저녁은 16~18도로 꽤 쌀쌀해졌다. 그러면서 초록빛의 단풍은 추워진 날씨에 맞춰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패셔니스타들이 저마다의 패션 센스를 뽐내기 좋다는 계절인 가을이 찾아왔다. 빽빽한 빌딩 숲이 들어찬 서울도 가을을 맞아 매력을 한껏 발산할 가을 단풍길 몇 곳을 꼽아봤다.
1. 남산 둘레길 속 '남산남측순환로'
서울을 대표하는 남산의 단풍은 도심보다 살짝 늦게 찾아온다. 그만큼 그 빛깔의 때깔이 남달라 남산을 중심으로 에워싸고 있는 둘레길 7.6km는 길 전체가 단풍 명소로 알려져 있다.
남산둘레길의 총 5개 코스 가운데 국립극장 교차로부터 남산 3호터널로 이어지는 총 1.3km의 산책코스인 '남산남측순환로'의 단풍이 화려하다.
남산을 붉게 물들인 단풍나무와 더불어 빨강, 노랑으로 물든 산은 사랑을 약속한 연인들이 걸고 간 자물쇠처럼 붉게 타오른다.
2. 종묘 옆 돌담길 '서순라길'
동묘 돌담길을 따라 이어지는 자그마한 골목길 '서순라길'에는 봄에 열심히 꽃을 틔워 서순라길을 수놓았던 나무들은 겨울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서순라길은 비교적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길이다. 서순라길은 조선시대 도성 안팎의 치안을 담당하던 '순라군'들이 순찰을 돌았던 종묘 서쪽 골목이라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봄에 이 길을 찾으면 벚꽃, 개나리, 목련 등이 피어 가을과는 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공기가 차가워갈수록 이곳의 단풍은 종묘의 돌담길과 잘 어우러져 궁을 더욱 빛내주고 있다.
3. 성동구 은행나무길 '살곶이길'
여의도 윤중로가 벚꽃길로 손꼽힌다면, 살곶이길은 서울의 단풍길로 손꼽힌다. 가을볕은 산책길에 드리워 따사로히 비추고 물가에 피어있는 억새풀은 바람에 산들거린다.
살곶이길은 조선시대에 중건돼 보물 제1738호로 지정된 살곶이다리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한강의 청계천 자락과 연결돼 있어 많은 이가 산책을 하기 위해 이 길을 찾는다.
서울을 상징하는 노란 은행잎이 하나둘 살곶이길에 떨어지면 1년에 단 한 번뿐인 화려한 은행 낙엽 비를 맞을 수 있다.
4. 서서울호수공원
서서울호수공원은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옛 신월 정수장을 공원으로 조성해 물과 정원을 테마로 재구성한 친환경 공원이다.
너른 호수가 한가운데 위치한 서서울호수공원 주위로 핀 붉은 화살나무 단풍이 주변 풍광과 어우러져 장관이 펼쳐진다.
특히 단풍을 한껏 머금은 호수는 실제보다 더 아름답게 보인다. 투명한 호수 속 자그마한 생태계와 비롯해 호수에 비친 단풍을 바라보고 있자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러다 호수에 비친 하늘 속 비행기가 빠르게 날아드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비행기 소음이 81데시벨을 넘어가면 '소리분수'가 작동하며 이때 시끄러웠던 비행기 소리가 아름다운 선율로 재탄생하는 신기한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
5. 서초문화예술공원
높이 솟은 메타세쿼이아 길이 매력적인 서초문화예술공원에는 큰 키만큼 하늘을 다 가려버린 나뭇잎이 가을을 맞아 노랑,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메타세쿼이아 길 한가운데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노을이 지는 게 아닐까 싶은 정도로 단풍이 하늘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메타세콰이아로 유명한 담양까지 가지 않아도 빌딩 숲이 조성된 도심 속에서 이런 풍경을 즐길 수 있단 매력에 많은 시민들이 찾는다.
6. 양재시민의숲
양재천 바로 옆에 조성된 양재시민의숲은 봄에는 벚꽃 명소로, 가을에는 단풍 명소로 알려져 있다.
저마다의 빛깔로 수놓은 단풍 터널 속 중간중간 벤치들이 많아 편하게 쉴 수 있다. 주변 환경이 좋은 탓인지 숲속에는 청설모가 뛰어다니고 까치들이 날아다녀 이곳이 도심 속에 위치한 숲이 맞는지 잊어버린다.
위로 올려다볼 때 몰랐던 단풍이 떨어진 것을 줍고 보면 크기에 자칫 놀랄 수 있다. 푸릇했던 이파리가 진해진 색으로 물들어 바람결에 살랑거리는 장관을 보고 있자면 고요히 저물어가는 계절의 시간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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