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로 전국민이 큰 충격과 슬픔에 빠진 가운데, 피해자들을 향한 일부 누리꾼들의 '2차 가해'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고 직후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놀다가 죽은 것도 애도해야 하나", "그러게 이태원을 왜 가?" 등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발언이 올라왔다.
또 가짜 뉴스를 퍼트려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 슬픔을 감내할 시간도 모자란 유족들에게 또 한 번의 상처를 남겼다.
이태원 참사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 친구들이 더 이상의 2차 가해를 멈춰 달라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아들을 잃은 한 아버지의 묵직한 한 마디가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지난달 31일 중앙일보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0분, 유족 이모(58) 씨는 손에 사망진단서를 들고 서울 보라매병원 장례식장을 빠져나왔다.
사망진단서에는 "발견 시각 11시 00분, 사망 시각 0시 30분"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씨는 장례식장에서 시신을 확인한 후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아들의 사망진단서를 들고 망연자실했다.
하룻밤 사이에 고인이 되어버린 아들은 지난 29일 이태원으로 저녁을 먹으러 간다는 말을 남기고 연락이 두절됐다.
이 씨 부부는 30일 새벽까지 아들이 연락이 되지 않자 한남동 복지센터에 실종 신고를 했고, 오후께 동네 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에게 사망 소식을 전해들었다.
가슴에 아들을 묻은 이 씨는 "저녁을 먹으러 간다고만 했는데 공교롭게 그날이 핼러윈이었던 것 같다"며 "사랑하는 아들은 억울하게 죽었지만 논쟁 없이 애도만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간절하게 호소했다.
덧붙여 "거기서 압사돼 사망했던 거 같다"며 "아들이 유년기를 보냈던 고향에 묻어줄 생각"이라고 전했다.
온라인 상에서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2차 가해가 행해지는 상황에서 논란을 의식한 듯 아버지가 남긴 간곡한 한 마디에 많은 이들은 눈물을 쏟아내며 더 이상 피해가 없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현재 정부는 "애도 분위기와 맞지 않는 사고 영상, 개인신상의 무분별한 유포는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추가 피해로 이어지는 만큼 자제를 당부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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