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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합격한 81세 할머니가 어제 '수능 시험'을 치른 가슴 찡한 이유

by 원펀 2022. 11. 18.

 

어제(17일) 수능이 끝난 가운데, 수험생과 관련한 여러 소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81세 이주용 씨도 그 주인공 중 한 명이다.

17일 머니투데이는서울시 마포구 일성여고에 다니는 81세 이주용 씨도 2023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서울시 마포구 일성여고에 다니는 3학년 학생이다. 

충남 당진에서 8남매 중 넷째로 태어난 이씨는, 초등학교에 들어갔지만 1학년 때 중퇴했다. 집안 농사일을 도와야 했기 때문이다. 중퇴 이후, 논일도 돕고, 시장에 가 고구마도 팔았다.

이씨는 과거 이야기를 하면서 "집안 자매 중 학교 문턱이라도 넘어본 건 나밖에 없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그런 이씨가 23살에 시집을 가게 됐다. 연년생을 포함해 딸과 아들 둘씩 낳았다. 그러고도 농사일을 놓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 손자·손녀도 보게 됐다. 이씨는 손자·손녀를 보면 늘 아쉬움이 남는다고 한다. 이씨는 "(자녀들 키우며)못 배운 게 제일 서럽더라"고 했다.

 

그러다 8년 전, 서울 마포구의 일성중학교·고등학교를 알게 됐다. 해당 중· 고등학교는 교육과정을 밟지 못한 고령 여성들을 가르치는 학교다.

이씨에게 학교를 권한 건 이씨 막내아들 친구의 어머니다.

 


그렇게 학교를 성실하게 다닌 이씨는 학교에서 상도 타고, 꿈도 생겼다. 그리고 숙명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했다.

이씨는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게 된 이유에 관해 "누군가 도와야 할 때 제대로 돕지 못했다"며 "나 같은 사람이 없도록 사람들에게 (유아 교육 방면으로) 도움을 주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이미 이씨는 대학에 합격했다. 그래서 사실상 굳이 수능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도 이씨는 2023 수능에 임했다. 이씨는 "자녀들, 손자·손녀에게 '할머니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시험을 본다"며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배움을 멈춘 사람들에게도 '당신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어제 진행한 수능 시험은 오후 5시까지 진행됐다. 팔순이 넘은 이씨는 체력이 바닥날까 걱정돼 국어와 영어, 한국사 시험만 치렀다.

이씨는 '영어 듣기평가'가 특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씨는 "(영어 듣기평가는) 아무리 공부해도 쉽지 않더라"라며 "그래도 열심히 공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능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았다"며 "나처럼 용기를 얻어 새롭게 도전하는 사람이 많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생각도 하기 어려운 걸 직접 행동으로 옮긴 할머니에게 존경을 표한다", "하고 싶은 공부 마음껏 하셨으면", "체력 관리가 쉽지 않으셨을텐데 대단하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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